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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일’보다 ‘사람’이 더 고민인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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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보다 ‘사람’이 더 고민인 당신에게

     

조 성해(한국심리협동조합 이사/정신건강임상심리사 1급)

     

  직장에서 당신은 일이 힘든가요? 대인관계가 힘든가요?

  심리학자로 살아오면서 상담실에서 ”나는 일이 힘든 게 아니라, 사람이 힘들어요.”라는 말은 상담실을 찾는 직장인들이 많이 호소하는 상위권 문제입니다.

  업무 스트레스 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건, 대인관계에서 오는 긴장감입니다. 직장인은 매일 ‘정서 노동’을 합니다. 짜증나는 상황에서도 웃고, 억울해도 “괜찮습니다”라고 말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 사회학자 아르리 호크쉴드(Arlie Hochschild)는 이를 ‘정서 노동(Emotional Labor)’이라 정의하며, 감정을 억제하거나 가장하는 일이 반복되면 내면의 피로가 극심해진다고 경고합니다. 특히 조직 내에서 감정의 표현을 제한당할수록, 사람들과의 관계는 더 지치게 됩니다.

  우리는 사회적으로 ‘착한 사람’이 되도록 훈련받아 왔습니다. 하지만 직장에서 모든 갈등을 피하고, 무조건 맞춰주는 ‘좋은 사람 콤플렉스’는 자신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원인이 되곤 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자기분화(Self-Differentiation)’의 문제로 봅니다. 자기분화 수준이 높은 사람은 ‘상사가 오늘 기분이 안 좋은가 보네, 집에 무슨 일이 있나?’, 자기분화 수준이 낮은 사람은 ‘나 때문에 화난 건가?, 뭔가 잘못했나? 어떻게 해야 하지”라고 생각하며, 타인의 감정에 쉽게 휘둘리고, 스스로를 조절하기 어려워집니다.

  직장에서 대인관계 문제를 느끼는 많은 사람들이 “내가 불편하단 말을 못 해요”, “거절을 잘 못해요”라는 말로 자신의 어려움을 표현합니다.

  심리학자 보웬(Murray Bowen)은 인간관계에서 적절한 거리 유지가 건강한 관계의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모두와 친해질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나의 실패가 아닙니다. 관계를 잘 맺는다는 것은 모두에게 친절한 것이 아니라, 내가 지켜야 할 선을 알고, 지킬 수 있는 용기를 갖는 것입니다.

 직장 내 인간관계에 지친 당신이 해볼 수 있는 몇 가지는,

1. 감정과 상황을 구분하기: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전에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원하는 건 뭘까“’라고 자신에게 질문해 보세요.

2. 회피보다는 건강한 거리 두기: 불편한 사람과 거리를 둔다고 해서 반드시 ‘관계를 망치는 것’은 아닙니다.

3. ‘예스’보다는 ‘아니오’ 연습하기: 거절은 미움이 아니라, 자기 보호의 한 방식입니다.

  직장 내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단순히 사회성 부족 때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너무 잘하려고 애쓰는 사람일수록 더 지치고 무너집니다. 가끔은 거리를 두고, 선을 긋고, 내 마음을 먼저 돌보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당신이 오늘도 애쓰고 있다는 걸 압니다. 그리고, 그 애씀은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는 증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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