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9] 감정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소유하는 것이다.
- 한국심리협동조합

- 3일 전
- 2분 분량

감정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소유하는 것이다.
이명숙(한국심리협동조합이사장, 심리학박사)
삶은 겪고 싶지 않은 일들이 일어난다. 이별, 병, 죽음, 실패, 합격, 승진 등 등. 이 사건들은 기쁨과 즐거움을 주기도 하지만 슬픔, 화, 무기력, 불안 등 겪 고 싶지 않은 감정들이 밀려와 우리를 곤혹스럽게 한다. 곤혹스럽기만 하면 다 행이다. 안 아프던 몸 여기저기가 아파오고 사람들도 만나기가 싫어지고 일도 재미도 없고 여러 가지 신호가 나타난다.
심리학자 다니엘 웨그너(Daniel Wegner)의 ‘백곰 효과’ 실험이 있다. 특정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억누를수록 뇌는 그 대상을 더 강하게 인지한다. 불안을 지우려 할수록 불안에 몰두하게 되고, 슬픔을 거부할수록 슬픔의 늪에 깊이 빠 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 감정은 억압될 뿐 사라지지 않으며, 없애려고 하면 더 왜곡된 형태로 내 삶의 관계와 일에서 드러나기 마련이다. 감정의 회피와 차단 은 우리를 더욱 병들게 한다.
감정은 싸워서 이겨야 할 대상이 아니다. 감정은 그저 온전히 내 것으로 받아 들이고 ‘소유’해야 하는 내 경험의 일부다.
감정을 소유한다는 것은, 그 감정에 휩쓸려 무기력하게 주저앉거나 집착하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지금 내 마음에 찾아온 손님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이다.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거울 을 깨뜨릴 수 없듯이, 내 안의 보기 싫은 감정도 결국 나의 일부임을 받아들이 는 태도. 나의 감정을 허용하고 인정하는 순간 감정은 내 것이 되고 조용히 물러간다.
그리고, 다시 다른 사건에서 또 만나게 되고.... 가슴이 조여오는 불안이 찾아올 때, ‘아, 또 시작이다. 왜 이러지?’하면서 불안 함을 경험하는 나의 경험에 저항하는 대신, 가만히 그 감정에 그대로 머물러본 다. 불안한 신체감각을 찾아 그대로 느끼면서 호흡을 하며 가슴을 열어 그 불안과 감각을 허용한다.
“아, 내가 지금 잘해내고 싶어서 불안을 느끼고 있네”, “내가 슬픔을 느끼고 있네” 그리고, 조용히 불안을 느끼는 슬픔을 느끼는 나의 한 부분에게 부드럽게 말을 걸어준다. ‘불안을 느껴도 괜찮아’, ‘슬픔을 느껴도 괜찮아 괜찮아’
놀랍게도 감정은 자신을 억누르려 하면 더욱 저항하지만, 감정과 감각에 ‘불안’, ‘슬픔’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품어주면 흘러간다. 나의 경험의 일부로 인정받는 순간 감정은 비로서 나에게 안식을 준다. 이 감정들을 통제하는데 에너지를 소진하였을 나에게 이제 감정을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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